국민의힘 대선 정국이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김문수 측 선거대책위원회가 탈당 후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설득하기 위해 특사단을 파견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홍 전 시장은 한때 국민의힘의 중진이자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았지만, 당내 경선 패배 이후 탈당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공식적인 정치 행보를 멈춘 상태입니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는 그를 다시 정치 전면에 세우기 위해 ‘하와이 설득 작전’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와이 특사단 파견
김문수 선대위는 17일, 홍준표 전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특사단을 꾸렸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특사단은 18일 하와이로 출국할 예정이며, 김 후보의 친필 편지를 직접 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들이 직접 대면 설득에 나선다는 점에서, 김 후보가 홍 전 시장의 복귀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특사단은 단순한 지지 요청을 넘어, ‘보수 진영의 재정비’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구성원들도 눈에 띄는데,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장, 김대식 대외협력본부장, 조광한 대외협력부본부장, 이성배 선대위 대변인 등 과거 홍준표 캠프 출신 인사들이 중심입니다. 이들의 인선은 단순한 호소가 아닌, 전략적으로 짜인 설득 작전임을 보여줍니다.
왜 홍준표인가?
김문수 캠프가 왜 지금, 그리고 왜 홍준표 전 시장에게 손을 내밀었는지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중심을 잃은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보수 세력 전체가 분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 시점에서 김 후보는 홍 전 시장을 '보수 정치의 구심점'으로 다시 세우려는 것입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오랜 기간 보수 정치의 대표 주자로 활약해온 인물이며, 보수적 가치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김대식 본부장은 “홍 전 시장은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상징”이라며 “지금은 보수의 품격 있는 복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히 김문수 후보의 선거 전략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준표의 반응은?
하지만 정작 홍 전 시장의 현재 입장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의 패배 후 당에 대한 깊은 실망을 드러냈으며, 탈당 후 하와이에 머물며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른다”, “대선이 끝나면 정통 보수주의는 새판을 짜야 한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김문수 후보의 손 편지 한 장과 몇몇 측근의 설득만으로 그의 복귀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설득 실패’라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보수 통합을 시도한 리더로서의 정치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도 엿보입니다.
결론은 어떻게 날까?
홍 전 시장의 정치적 행보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단기적인 복귀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국민의힘의 구조적 한계와 리더십 부재를 비판하며 ‘새판짜기’ 필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홍 전 시장이 다시 김문수 후보 측에 합류한다기보다는, 대선 이후 새로운 정치세력 재편 과정에서 중도적 또는 제3지대 정치세력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유사 사례와 향후 전망
이번 사례는 과거 2016년 총선 당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철수 의원을 통합 대상으로 삼으며 직접 만남을 시도했던 장면과 유사합니다. 당시에도 양측은 '보수 통합' 또는 '진보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끝내 뜻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홍 전 시장이 ‘보수의 대통합’에 참여하기 위해 복귀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정치 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대선이라는 큰 정치 이벤트가 가까워질수록 정계개편의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만큼, 이번 하와이 방문이 예기치 못한 정치적 변수를 만들어낼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홍준표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 ‘보수 통합’의 메시지를 띄우는 데는 분명 일정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이후, 대선이 끝난 뒤 보수 정치가 어떤 방식으로 ‘새판’을 짜게 될지에 대한 흐름이 되겠지요.